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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 속 소중함

23.12.6 육아일기[21개월26일 +664일 아기 재접근기] 본문

일상/👶🏻육아일기

23.12.6 육아일기[21개월26일 +664일 아기 재접근기]

우지니아 2023. 12. 8. 10:25

아침 등원 전에도 잘 넘겼고

등원 후에도 역시나 자기 마음대로 하고, 내 말을 무시하고, 떼쓰고, 몸부림 치는

아들을 잘 감당해가면서 순간순간 드는 걱정들을 외면해가며

잘 넘기고 있는 것 같았는데

오빠가 퇴근 후 집에 도착하고 나서 나한테 연락이 와 있다며

연락 온 걸 읽어주면서

나도 감당할만해서가 아니라 겨우겨우 감당해내고 있는 마음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아기 어린이집도 다니고 있고 그 시간 내내 나 하고싶은 거 하다가

그 잠깐 애가 보체는 걸 못 참아?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나도 내 자신한테 들었던 생각이니까

'왜 못 감당하는 걸까 푹 쉬었는데 내가 하고싶은 걸 하면서 힐링하는 시간도 보내고

오빠 퇴근하고 오기 전까지 잠깐일 뿐인데...'

그래서 나는 내 인내와 배려는 참 별거 없구나 생각했다.

 

요 근래 서우는 예전에 통제력과 내 말을 수용해주던 그런 서우를 볼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자기가 하던 걸 제어하면 울려고 하며 짜증을 냈고,

짜증 낼 땐 손에 쥐고 있던 걸 던져버렸고,

이미 던져 화풀이 했는데도 정리 되어 있는 장난감 쪽으로 가서 밀어 떨어트리는데

'이 모든 걸 내가 던지면 안되지

던진거 주워 오세요

화난단고 던지면 안된다 했어'

얘기 하는데도 무시하고 하는 행동들이었다.

울지 않으면 내가 하는 말들을 싹 무시하며 자기가 놀고싶은 걸 하러 가거나...

 

평소에 기분 좋을 때도 놀면서 던진다거나

벽을 시끄럽게 장난감으로 마구 두드린다거나(층간소음땜에 제지중)

시끄러운 소리를 내서 우리 여기서 말고 매트 위에서 하자

해도 내 말을 듣고 서도 보란듯이 더 자기가 하던대로 하는 등

서우의 제지안되는 행동들과 고함, 시끄러운 소리, 층간소음이 신경쓰이는 눈치

이런 것들이 속에서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고

 

또 그 와중에 그런 서우를 보면서 드는 생각들

'나도 왜 예전처럼 통하지 않을까

내가 어떻게 훈육을 해야하는 걸까

서우는 많이 과격한 편인걸까?

(오버해서)나중에도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듣고 안먹히면 난 어떻게 얘를 지도해나가야 하는거지'

무시가 아니라 외면하려 노력했는데

모든게 쌓이고 있던 날 하필 그날 또 그런 연락을 받으면서

무너져내린 것 같다.

 

그 때 서우가 평소 밥 먹는 시간보다 전에 밥 달라고 보챘으면서도

얼른 밥 준비해서 식탁에 앉히니 계속 딴 짓을 하고 숟가락을 퍼줘도

내 손을 치며 그거 아니라는듯

그거 말고 저거 하는 듯 짜증을 냈고

그걸 줘도 또 숟가락을 들고 있는 내 손을 밀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아니 서우야 짜증만 낸다고 엄마가 알 수가 없어

뭐가 먹고싶은지 알려줘야지'

'서우가 이거 먹고 싶다고 해서 이거줬잖아 뭐가 싫었어?'

나는 차근차근 침착하게 말하려 하지만

서우는 그냥 계속 짜증이었다.

'알겠어 먹기 싫은거면 먹지마 엄마 치울게. 밥 시간에 안 먹으면 밥 못 먹는거야'

말하니 오빠도 옆에 같이 앉아있다가

서우의 식판을 치웠고 그러고 나서 오빠가 서우를 상대하는 동안

나는 집을 그냥 나와버렸다.(오빠가 있으니까)

 

차로 가서 조용히 나를 진정시키려했다.

외면해왔던 생각들이 이젠 외면도 못하게 계속 생각이 들었고 눈물이 났다.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게 맞는건지 몰라 막막함이 들었다.

 

내가 나간 걸 안 오빠는 카톡을 보냈길래 속상한 맘을 오빠한테 적어보냈다.

오빠도 다 안다며 내가 힘들만 하다며 나를 달래주었다.

그리고 해줄 말이 있는데 지금은 서우랑 같이 있어서 안될 것 같구 나중에 집에 올라오면 해주겠다했다.

 

조금 더 차에 있다가 올라갔다.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서우가 아빠한테 안긴 채로 나를 맞아 줬는데

너무 환하게 웃는 모습에 짠함도 보였다.

오빠는 서우가 내가 나간 후로 계속 엄마를 찾았고

엄마를 부르면서 울 것마냥 얼굴이 시무룩하게 있었다고했다.

 

그말을 듣는데 너무 미안하고 슬퍼서 나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상상이 가서 안쓰러웠다. 내가 뭘 한거지

서우는 불안한 맘 모르게 해줄거야 했던 내가 서우를 불안하게 했다.

그 순간을 인내하지 못한 내가 한심하고 후회스러웠다.

 

나에게 안기려는 서우를 꼬옥 한참을 안아주고 있었다.

그리고 또 별일 없었던 것 처럼 해주었다.

서우가 계속 나랑 놀고싶어하고 나랑 있고 싶어하길래 같이 놀아주고 옆에 있어주었다.

더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오빠가 하는 말이

'여보가 너무 걱정하고 힘들어하길래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서우같은 시기에(21개월) 많이들 힘들어 하나봐

지금이 재접근기래 더 많이 엄마를 찾고 근데 자기가 하고 싶은건 하려고 떼쓰고

집어던지고 과격하고 말 안듣고

딱 서우가 하듯이 하는 것 같더라구 다른 애기들도'

아... 그런거구나 원래 그런건데 그런 서우를 나는 불안한 맘이 들게 한건가

하며 또 후회와 걱정 미안함이 들었다.

또 오빠가 하는 말

'어떤 사람은 아기 등원전 2시간이 죽을 것 같다고 글을 썻더라구'

아...힘든게 맞구나.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힘들만 한 거에 힘든거였구나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그 후로 자기 전까지 서우에게 사랑한다고 표현 많이하고

불안한 맘 들 필요 없다고 엄마는 늘 서우 옆에 있을거야 말해주고

게속 서우랑 놀아줬다.

서우는 또 언제 그랬는가 싶을 정도로 떼도 썼고 짜증도 냈지만

말로 알려줘야할 건 알려주되 내 감정이 상하지 않았고

걱정도 되지 않았다.

이게 아는 것의 힘인가 보다.

 

그리고 이렇게 또 하나 알아가나보다.

 

그리고 다음날 오빠가 퇴근 후 집에 와서 하는 말..

동기 누나랑 일 때문에 얘기하다가 서우얘기를 꺼내게 됐는데

서우가 요즘 너무 말을 안들어서 우진이가 힘들어 한다고 얘기하니까

그 누나도 전날 아기가 하도 보체고 말 안듣고 짜증내서 힘들어했다고 했고

그 말을 듣고 같은 날 그언니도 똑같이 나가려 했구나 싶어 씁쓸 웃으면서

내가 오빠한테 나는 나가버렸다고 하지 하니

안그래도 그랬더니

자기가 나가려니까 애기 아빠가 자기가 애 데리고 나가겠다고 했다고 말 했다고 한다.

 

그 말에 애기 있는 집은 똑같구나 나도 다른 사람이랑 똑같구나

웃기기도 했다.

 

재접근기...무사히 견뎌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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